매년 여름이 다가오면 우리는 본격적인 무더위에 앞서 장마라는 계절의 문턱을 마주하게 됩니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고, 촉촉한 비 냄새가 공기 중에 가득 퍼지기 시작하면 “아, 장마가 왔구나” 하고 느끼죠.
이번 글에서는 2025년 기준, 중부, 남부, 제주도 지역별 장마 기간을 정리해보며 각 지역의 특징적인 장마 풍경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중부지방의 장마 — 6월 25일 ~ 7월 26일 (약 31일간)
중부지방의 장마는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되기 직전인 6월 25일부터 시작됩니다. 서울, 인천, 경기, 충청 등 중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장마의 시작이 남부보다 조금 늦은 편이죠.
이 지역의 장마는 갑작스러운 폭우보다는 잔잔한 비가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흐린 하늘 아래 회색 도시 풍경이 인상적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우산을 들고 출근하는 사람들의 모습, 빗소리에 잠 못 드는 밤, 그리고 무엇보다도 습기로 가득 찬 공기가 중부지방 장마의 풍경을 그립니다.
🌧 남부지방의 장마 — 6월 23일 ~ 7월 24일 (약 31일간)
남부지방은 중부보다 이틀 빠른 6월 23일부터 장마가 시작됩니다. 부산, 대구, 광주, 전라·경상 지역의 장마는 중부보다 강수량이 많고, 하루에도 날씨가 몇 번씩 바뀌는 변덕스러움이 특징입니다.
짙은 먹구름과 함께 몰아치는 비바람, 잠시 개었다가 또 다시 쏟아지는 비. 이런 반복이 남부 지방의 여름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주죠. 특히 논밭이 많은 지역은 장마가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아, 이 시기 농민들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바빠집니다.
🌧 제주도의 장마 — 6월 19일 ~ 7월 29일 (약 32일간)
가장 먼저 장마가 시작되는 곳은 제주도입니다. 6월 19일부터 시작되어, 무려 7월 29일까지 지속되는 약 32일간의 긴 장마는 제주의 여름을 깊고 푸르게 적셔줍니다.
제주의 장마는 섬 특유의 기후로 인해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비와 바람이 특징입니다. 해안가를 따라 몰아치는 빗줄기, 짙은 안개에 싸인 한라산, 그리고 궂은 날씨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돌하르방은 제주의 장마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장마 동안 관광객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이 시기의 제주는 오히려 조용하고 운치 있는 풍경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특별한 매력을 선사하곤 합니다.
🌂 장마, 불편하지만 때로는 필요한 시간
장마는 그저 불편한 계절이 아니라, 자연에게는 꼭 필요한 시간입니다. 땅은 촉촉해지고, 목마른 식물들은 생기를 되찾습니다. 물론 우리의 일상에는 습기와 곰팡이, 그리고 무거운 공기가 불쾌지수를 높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잔잔한 감성을 발견할 수 있다면 조금은 덜 지루한 계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올해 장마도 어김없이 찾아올 것입니다. 각자의 지역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이 장마를 지나가야겠지요.
그 속에서 잠시 하늘을 바라보며, 비에 젖은 나뭇잎 소리를 듣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